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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랭키 뉴스공유마당] [단독 탐사기획][1편] “의사 얼굴도 안 봤는데 정신 ‘양호’?”…

- 미용사·이용사 면허 취득 필수 서류인 ‘건강진단서’가 의사 문진조차 없이 파행 발급되고 있다.
- 세종시 조치원읍의 한 소규모 내과의원에서는 정신질환 및 마약 중독 여부를 확인해야함에도, ‘어르신 환자 편의’라는 황당무계한 핑계를 대며 의사 대면 없는 ‘유령 진단서’를 내주는 실정이다.
- 세종시보건소는 “대면 문진 없는 발급은 명백한 위법”이라고 지적하지만, 현장의 안일한 불법 관행은 시민들의 공중위생과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김윤국 기자 / 입력 : 2026년 08월 05일
단기4359년

[1편] “의사 얼굴도 안 봤는데 정신 ‘양호’?”… 세종시 조치원읍 의원의 황당한 ‘무문진 진단서’
의사가 대면 문진도 하기 전에 미리 발급해 둔 건강진단서 [촬영 = 최신영 기자]

미용사·이용사 면허 취득 필수 서류인 ‘건강진단서’가 의사 문진조차 없이 파행 발급되고 있다.

세종시 조치원읍의 한 소규모 내과 의원에서는 정신질환 및 마약 중독 여부를 확인해야함에도, ‘어르신 환자 편의’라는 황당무계한 핑계를 대며 의사 대면 없는 ‘유령 진단서’를 내주는 실정이다.

세종시보건소는 “대면 문진 없는 발급은 명백한 위법”이라고 지적하지만, 현장의 안일한 불법 관행은 시민들의 공중위생과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복용하는 약 없죠?”… 의사 얼굴도 못 봤는데 뚝딱 나온 ‘정신 양호’ 진단서

가위와 바리캉, 화학 염색약 등 날카롭고 위험한 도구를 들고 타인의 신체와 위생을 직접 다루는 미용사. 현행 공중위생관리법은 정신질환자나 마약·향정신성의약품 중독자의 미용사 면허 취득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자격 미달자의 현장 진입을 막는 '최후의 안전장치'가 바로 의사의 건강진단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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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세종특별자치시 조치원읍에 위치한 한 소규모 내과의원에서는 이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철저히 무력화되고 있었다.

최근 미용사 면허 발급을 위해 해당 의원을 찾은 지역 주민 A씨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접수 후 진료실 문턱조차 넘지 못했음에도, 간호사가 창구에서 이미 작성 완료된 건강진단서를 내밀었기 때문이다. 의사의 대면 진찰이나 문진은 단 1초도 없었다.

이해할 수 없었던 A씨가 “어떻게 의사 얼굴 한번 보지 않고 정신질환 유무가 적힌 진단서가 나올 수 있느냐”고 간호사에게 이의를 제기하자, 병원 측은 그제야 A씨를 진료실로 안내했다.

무대면 진료를 하고 건강진단서를 발급한 해당 의원 사진 [촬영=최신영 기자]

적반하장 의사 “어르신 편의 위해 빠르게 뗀 건데 무슨 문제냐”

진료실에 들어서자 돌아온 의사의 반응은 사과는커녕 적반하장이었다. 대뜸 “복용하는 약이 있느냐”,“무슨 문제가 있느냐”, 고 따져 묻더니, “어차피 결과에 이상이 없고, 우리 병원은 어르신 환자가 많아 편의상 빠르게 발급해 주는 것인데 무엇이 문제냐”며 오히려 A씨를 이상한 사람 취급하는 태도로 일관했다.

그러나 이는 의료법과 공중위생관리법을 정면으로 위반한 심각한 범법 행위다.

혈액검사나 X-ray 등 단순 객관적 수치만으로는 환자의 정신질환이나 마약 중독 여부를 가려낼 수 없다. 그렇기에 의사가 직접 환자와 눈을 맞추고 상태를 살피며, 질환력과 약물 복용 여부를 심층 문진하는 대면 진찰 과정이 법적으로 필수다.

세종시보건소 관계자 역시 본지와의 통화에서 “의사의 대면 문진이나 진찰 과정 없이 건강진단서를 발급하는 것은 명백한 위법 행위이자 절차상 하자”라며 “원칙적으로 절대 허용될 수 없는 불법”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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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과 편의 오가는 의료기관… '유령 진단서'가 초래할 비극

문제는 이 같은 ‘유령 진단서’ 남발이 비단 이 의원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일부 현장에서는 ‘빠른 처리’와 ‘환자 편의’라는 미명 하에 의사의 대면 검진이 생략된 형식적 발급이 관행처럼 이어지고 있다.

실제 미용학원 등 현장 관계자들은 정신 질환 증상이 있거나 약물 의존이 의심되는 수강생이 있음에도, 별도의 검증 절차 없이 진단서가 발급되는 현 상황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이들은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실효성 있는 검증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시민의 안전과 직결된 공중위생 검진이 동네 의원의 '돈벌이용'이자 '귀찮은 요식행위'로 전락한 셈이다.

조치원읍 일대 소규모 의원들의 안일한 도덕적 해이와 보건당국의 느슨한 감독 속에서, 오늘도 의사 얼굴조차 구경하지 못한 ‘유령 건강진단서’가 공중위생의 안전판을 뿌리째 흔들고 있다.

(※ 후속 보도에서는 해당 의원의 비급여 진료비 과다 청구 및 진료기록부 허위 작성 의혹, 보건당국의 부실 조사 실태를 연속 보도합니다.)
김윤국 기자 / 입력 : 2026년 08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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