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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달빛철도, 영호남을 잇고 서부경남의 미래를 연다

영.호남 축이 연결되면 패러다임이 달라져
한용택 기자 / 입력 : 2026년 06월 18일
단기4359년

대한민국 철도망은 오랫동안 서울을 중심으로 한 남북축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경부축과 호남축은 국가 성장의 동맥 역할을 해왔지만 동서축 철도망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그 결과 영호남을 오가는 사람과 물류는 대부분 도로에 의존해야 했고, 내륙 지역은 국가 교통망의 주변부에 머물러야 했다.

달빛철도는 이러한 국토 공간 구조를 바꾸기 위한 국가적 도전이다. 
광주광역시와 대구광역시를 연결하는 총연장 198.8km 규모의 동서횡단 철도로 전남 담양, 전북 순창·남원·장수, 경남 함양·거창·합천, 경북 고령을 거쳐 대구에 이르는 노선이다.

사업은 이미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2024년 「달빛철도 건설을 위한 특별법」이 제정되면서 국가 차원의 추진 기반이 마련됐다. 현재는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와 후속 행정절차가 진행되고 있으며,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와 기본계획 수립을 앞두고 있다. 과거처럼 지역의 희망사항에 머무는 사업이 아니라 국가 정책사업으로 본격 추진 단계에 진입한 것이다.

달빛철도의 가장 큰 의미는 단순한 교통망 확충이 아니다. 
영호남을 하나의 경제권으로 연결하는 새로운 국가 성장축을 만드는 데 있다. 광주와 대구가 사실상 1시간 생활권으로 연결되면 산업 협력과 관광 교류, 물류 이동의 패러다임이 달라질 수 있다. 그동안 남북축 중심으로 형성된 국토 구조에 동서축이라는 새로운 성장축이 추가되는 것이다.
ⓒ hy인산인터넷신문

국가균형발전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수도권 집중 현상은 여전히 대한민국이 해결해야 할 가장 큰 과제 가운데 하나다. 인구와 자본, 일자리가 수도권으로 몰리면서 지방은 인구 감소와 산업 침체를 겪고 있다. 달빛철도는 이러한 구조를 완화하고 내륙 지역에 새로운 성장 기회를 제공하는 상징적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서부경남에는 역사적 기회가 될 수 있다. 함양·거창·합천은 오랫동안 국가 철도망에서 소외된 지역이었다. 그러나 달빛철도가 개통되면 이들 지역은 영호남을 연결하는 철도망의 중심축에 자리하게 된다. 이는 단순히 이동이 편리해지는 수준을 넘어 지역의 공간적 위상을 바꾸는 변화가 될 수 있다.

함양은 지리산과 덕유산을 품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 산악관광 거점이다. 상림숲과 남계서원, 개평한옥마을 등 역사문화 자원도 풍부하다. 철도가 연결되면 광주와 대구, 나아가 전국 주요 도시에서의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된다. 지리산권 관광의 중심지로서 함양의 가치도 한층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거창은 교육도시이자 국내 승강기산업의 중심지다. 철도망 확충은 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기업 유치 여건을 개선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합천 역시 해인사와 황매산, 영상테마파크를 중심으로 관광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철도가 놓인다고 지역이 자동으로 발전하는 것은 아니다. 국내외 사례를 보면 철도 개통 이후 성과를 만든 지역과 그렇지 못한 지역의 차이는 준비 여부에서 나타났다. 역세권 개발, 산업단지 조성, 관광 콘텐츠 확충, 정주여건 개선이 함께 추진되어야 철도의 효과가 지역경제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함양은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달빛철도를 단순한 교통사업으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지리산 관광권과 농산물 물류체계, 생활인구 확대 전략을 결합한 지역발전 프로젝트로 접근해야 한다. 철도역을 중심으로 한 복합거점 조성과 관광·문화·산업 기능의 집적화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 박환기 | 전 거제시 부시장·미래도시전략연구원장
ⓒ hy인산인터넷신문

또한 달빛철도는 남부내륙철도와의 연계 가능성도 주목해야 한다. 동서축의 달빛철도와 남북축의 남부내륙철도가 연결되면 서부경남은 단순한 통과 지역이 아니라 영호남과 수도권을 연결하는 교통의 중심축으로 부상할 수 있다. 이는 함양과 거창, 합천이 국가 교통망의 주변부에서 중심부로 이동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철도는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중요한 것은 선로가 아니라 선로를 통해 만들어지는 사람과 산업, 문화와 관광의 흐름이다. 달빛철도의 진정한 가치는 광주와 대구, 함양과 거창, 합천을 하나의 경제·문화·관광권으로 연결해 새로운 국가 성장축을 만드는 데 있다.

달빛철도가 완성되는 날 서부경남은 더 이상 국토의 변방이 아닐 것이다. 영호남을 연결하는 중심축이자 대한민국 균형발전의 새로운 무대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철도를 기다리는 일이 아니라 철도가 가져올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다.

달빛철도는 영호남을 잇고, 서부경남의 미래를 여는 길이다.
박환기 | 전 거제시 부시장·미래도시전략연구원장
한용택 기자 / 입력 : 2026년 06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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