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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군 지형에 맞는 대형산불 예방 체계를 확립하자

대형 산불 위험이 높아지는 시기에 산불 조심
김주영 기자 / 입력 : 2026년 03월 19일
단기4359년

함양군은 지리산과 덕유산이라는 거대한 산악 지형 사이에 위치해 산림 면적 비율이 매우 높은 지역이다.

특히 봄철에는 건조한 대기와 강한 바람이 맞물리면서 대형 산불 발생 위험이 크게 높아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산불의 확산 속도와 피해 규모는 무엇보다 기상 조건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첫째, 봄철 실효습도가 35% 이하로 떨어지면 산림 내 낙엽의 수분 함량이 급격히 낮아져 작은 불씨에도 쉽게 발화할 수 있는 조건이 형성된다.

둘째, 바람의 속도가 ‘v’일 때 산불의 확산 속도는 대체로 ‘v²’에 비례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봄철 ‘양간지풍’과 유사한 국지적 강풍은 비산화(불똥이 날아가는 현상)를 유발해 방화선을 무력화시키기도 한다.
셋째, 통계적으로 봄철 산불의 60% 이상이 입산자 실화나 논·밭두렁 소각 등 인위적 요인으로 발생한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이와 함께 함양군은 다음과 같은 지형적 취약성을 안고 있다.
↑↑ 양상호 함양군 부군수
ⓒ hy인산인터넷신문

첫째, 지리산 국립공원과 인접한 지역이 많아 경사가 매우 급하다. 경사가 가파를수록 상승기류가 형성되면서 산불 확산 속도는 평지보다 최대 8~10배까지 빨라질 수 있는 험준한 산악 지형이다.

둘째, 함양 지역에는 소나무 위주의 단순림이 넓게 분포해 있다. 소나무는 휘발성 성분인 테르펜(Terpene)을 함유하고 있어 화관화(나무 꼭대기로 번지는 불)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침엽수림 비중이 큰 지역일수록 산불 확산 위험이 커진다.

셋째, 복잡한 계곡 지형은 낮 시간대 산 정상 방향으로 강한 상승풍을 만들어 내는데, 이러한 계곡풍은 진화 인력의 접근을 어렵게 하고 산불 확산을 가속화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함양군의 지형적 특성과 취약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

첫째, 산불 확산 예측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단순히 감시 인력에 의존하기보다 인공지능(AI) 기반 지능형 CCTV와 열화상 드론을 활용한 ICT 기반 정밀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고, 함양군의 수치지형도와 실시간 풍향 데이터를 결합해 산불 발생 시 확산 경로를 시뮬레이션함으로써 보다 과학적인 방어선 구축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둘째, 내화 수림대를 조성해야 한다. 침엽수림 사이에 불에 강한 활엽수(떡갈나무, 굴참나무 등)를 식재해 자연적인 방화벽을 형성하고, 민가나 사찰 주변에는 함수율이 높은 수종을 배치해 화재 확산 속도를 늦추는 전략이 필요하다.

셋째, 지형 맞춤형 산불 대응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 함양군과 같은 험준한 산악 지형에서는 헬기 진화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가뭄 시에도 활용할 수 있는 내륙형 취수장(산불 소화시설)을 전략적 요충지에 추가 설치하고, 대형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고지대를 위해 산불 전문 예방진화대가 활용할 수 있는 고압 수관 장비의 현대화도 병행되어야 한다.

넷째, 소각 행위의 제도적 차단이 필요하다. 농산 폐기물을 태우는 대신 ‘찾아가는 파쇄 서비스’를 확대 운영함으로써 산불의 주요 발화 원인을 사전에 제거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함양군은 지난 2월 21일 발생한 대형 산불로 약 234ha의 산림이 피해를 입는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강한 바람과 경사가 높은 암반 지형으로 인해 지상 진화대의 접근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44시간에 걸친 사투 끝에 인명 피해 없이 주불 진화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러한 성과는 단순히 인력에만 의존한 결과가 아니라, AI 기반 지능형 CCTV와 열화상 드론 등 ICT 기반 정밀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고 수치지형도와 실시간 풍향 데이터를 결합해 산불 확산 경로를 예측하는 등 첨단 장비와 과학적 대응 체계를 선제적으로 도입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대형 산불은 한 번 발생하면 지역 생태계와 주민 삶에 오랜 상처를 남긴다. 이제는 단순한 감시와 진화 중심의 대응을 넘어, 함양군의 지형과 기상 특성을 반영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산불 예방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때다.

산불 예방은 행정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 군민 모두가 작은 불씨 하나에도 경각심을 갖고 산불 예방에 동참할 때, 비로소 안전한 산림과 지속 가능한 함양의 미래를 지켜낼 수 있을 것이다.
양상호 함양군 부군수
김주영 기자 / 입력 : 2026년 03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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