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연휴 기간 필리핀과 한국 언론에 잇따라 보도된 한 가족의 사연을 둘러싸고, 국내 여러 언론이 현지 취재를 이어간 끝에 조용한 선행의 주인공이 밝혀졌다.
필리핀 민도로 지역에서 생계 위기에 놓였던 한 가족을 도운 독지가는 임일혁 전 경기도 광주시의회 의장(현 광주시 청년 이주민 일자리지원협의회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
 |
|
| ⓒ hy인산인터넷신문 |
|
앞서 필리핀 마닐라 불러틴과 국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해당 사례는, 한국인 가장의 사망 이후 남겨진 필리핀인 아내와 자녀들이 극심한 생활고에 놓였다는 내용으로 국제적인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도움을 준 인물에 대해서는 끝내 이름이 공개되지 않아 ‘익명의 독지가’를 둘러싼 취재가 이어져 왔다.
필리핀 한류관광총연합회 장한식 회장은 “도움을 준 분의 뜻이라며 이름 공개를 극구 사양했다”고 밝혔고, 실제로 도움을 받은 제사 넬리야스 메히아(Jessa Nelias Mejia) 씨 역시 ‘누가 도왔는지 알지 못한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본지는 관련 단체와 인물들을 상대로 광범위한 취재를 진행했고, 쉽지 않은 과정 끝에 그 주인공이 임 회장임을 확인했다.
|
 |
|
| ⓒ hy인산인터넷신문 |
|
본지가 임 회장에게 인터뷰를 요청하자, 임 회장은 “현재 청년 이주민의 일자리를 지원하는 일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故 임진호 씨의 사연을 접하게 됐다”며 “연말에 남겨진 가족이 끼니를 걱정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슴이 먹먹해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인을 통해 장한식 회장에게 부탁했을 뿐인데, 이것이 세상에 알려질 일인지는 잘 모르겠다”며 “다만 이왕 알려진다면, 일회성 미담이 아니라 그 가족에게 지속적인 관심과 도움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례는 단순한 선행을 넘어, 국내에 체계적으로 조명되지 못했던 코피노(Kopino·한국인 아버지와 필리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 문제를 다시금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현재 국내에 알려진 코피노의 수는 정확히 집계되지 않았으나, 약 4만~6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
 |
|
| ⓒ hy인산인터넷신문 |
|
특히 언론을 통해 알려진 일부 사례와 달리, 코피노 가정 중 상당수는 무책임한 방임이 아니라 경제적 사정으로 혼인신고를 하지 못한 채 10년 이상 사실혼 관계로 함께 살아오다 가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이나 질병으로 생계 위기에 직면한 경우라는 점도 이번 취재 과정에서 확인됐다.
실제로 이번 보도 이후, 여러 코피노 아버지들이 “자녀를 한국으로 데려와 함께 살고 싶다”는 의사를 언론과 단체를 통해 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인구소멸 문제를 단순한 비관의 대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코피노 자녀들에 대한 **현지 교육 지원(한글·한국사·문화)**과 합법적 이주 경로 마련을 적극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한다.
조용히 시작된 임일혁 회장의 선행이 개인의 미담에 머무르지 않고, 코피노 가정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제도적 논의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번 계기를 통해 故 임진호 씨의 가족이 재정적으로 안정을 찾고, 한국인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잃지 않은 채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