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구치 산시로와 안도 요시시게가 선사한 데자뷔 1920~1930년대 서울과 부산 풍경
-서울역사박물관은 매년 해외 소재 서울학 자료를 조사하고, 그 결과를 박물관 학술총서로 펴내 -그 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1920~1930년대 서울과 부산의 풍경을 담은 그림을 국내에 최초로 소개 - 1929년 조선박람회 현장과 서울의 모습, 부산의 시장과 항구의 풍경을 생생하게 전달
정호 기자 / 입력 : 2018년 02월 04일
단기4351년
서울역사박물관(관장 송인호)은 최근『1920~1930년대 그림으로 보는 경성과 부산』을 간행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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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사박물관은 서울학 연구의 중심지로의 도약을 위해 매년 해외에 있는 서울학 자료를 발굴 및 조사하고, 그 결과를 서울학 학술총서로 발간하고 있다.
2017년에는 일본 시코쿠[四國]․큐슈[九州]・시즈오카[靜岡]・홋카이도[北海道] 지역에 있는 서울학 자료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그 중에 시즈오카현[靜岡縣] 미시마시[三島市] 향토자료관과 시코쿠 에히메현[愛媛県] 마츠야마시호조후루사토관[松山市北条ふるさと館]에 소장된 일제강점기 서울과 부산의 풍경을 그린 그림 약 160여 점을 소개하고, 3편의 논고, 당시 문헌과 지도, 신문기사 등을 조사한 내용을 엮어 학술총서로 간행하였다.
서울역사박물관은 한양대학교 산학협력단(책임조사원 : 도미이 마사노리,冨井 正憲 교수)과 공동으로 2017년 5월과 8월 2차례에 걸쳐 현지조사를 실시하였는데, 미시마시향토자료관, 마츠야마시호조후루사토관, 도리류조[鳥居龍藏]기념박물관 등 20여 개 기관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였다.
그 중에서 미시마시향토자료관 소장 서울 그림 60점과 마츠야마시호조후루사토관 소장 부산 그림 100여 점을 모아 학술총서로 간행하였다.
이번에 소개되는 자료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공개되는 것으로 1920년대 ~ 1930년대 경성(서울)과 부산 두 도시의 풍경, 풍속, 시장, 인물 등을 관찰한 이방인의 시선이 담긴 작품들이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이 작품들이 식민치하라는 시대적 아픔 속에서 일본인에 의해 남겨진 것이지만, 당시 경성과 부산의 생활상을 실감 있게 보여주는 자료란 점에서 그 시대를 객관적 시각으로 바라보고자 했다.
서울에 대한 그림은 일명 ‘미요로인형[三四呂人形]’으로 알려진 인형작가 노구치 산시로(野口三四郎, 1901~1937)가 그린 것으로 그는 1929년 조선박람회(1929.9.12.~10.31.) 당시 미츠코시[三越]백화점 사진촬영기사로 파견되었던 인물이다.
노구치 산시로는 1928년 일본 도쿄 니혼바시(日本橋) 미츠코시백화점 즉석사진부 기사로 근무하던 중 1929년 경성에서 열린 조선박람회에 설치된 자동사진촬영관 사진기사로 파견되었다.『조선박람회 경성협찬회 보고서』(1930)에 의하면 당시 사진을 찍은 사람은 총 1,227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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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29년 조선박람회에서의 새로운 경험은 그에게 영감을 주었고, 일본으로 돌아간 다음해인 1930년 그는 사진관을 그만 두고 본격적으로 인형을 제작하기 시작하였다. 조선박람회 때 그린 스케치도 인형으로 제작되어 ‘조선풍경’이라는 특징적인 작품군(作品群)을 형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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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적 서정성과 천진성이 담긴 그의 작품은 그의 이름을 딴 ‘미요로인형’로 불렸으며, 점차 예술성을 인정받아 1936년 개최된 제1회 종합인형예술전시회에서 최고상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1937년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인형은 아직도 사랑받고 있다.
그는 조선박람회 동안 그가 근무했던 자동사진촬영관 뿐만 야외극장, 연예관, 대만관, 전라북도관 등 박람회 현장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림으로 남겼다. 이 그림들은 전문화가가 그린 것은 아니지만, 그 동안 사진으로만 전해지던 조선박람회 모습을 새롭고 감각적인 필치로 전해주고 있다.
그의 자동사진촬영관 그림은 지금까지 알려진 사진에서는 찾아 볼 수 없었던 것으로 이를 기반으로 서울역사박물관은 추가조사를 실시하여 야외극장과 수족관 사이에 있던 카모츠루특설관[賀茂鶴特設館] 옆에 위치했음을 확인하고 관련 자료를 함께 책에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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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줄타기 등 야외공연이 열렸던 야외극장, 요즘의 놀이공원에 해당하는 어린이나라의 비행탑과 회전목마를 타는 모습, 전라북도관에서 시연을 하던 낙죽장(烙竹匠), 조선무(朝鮮舞)를 공연하던 연예관(演藝館)을 그린 그림을 당시 찍은『조선박람회 기념사진첩』과 비교하여 독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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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조선박람회가 끝난 후 약 1달 동안 조선에 머무르면서 경성과 조선의 풍경을 화폭에 담았다. 보신각과 종로, 광화문통에 있던 카페 우메노야[梅野屋] 등이 대표적이다.
보신각과 종로를 그린 그림은 ‘조선인 거리 메인스트리트(鮮人街メインストリート)’라는 메모와 함께 보신각, 최신식 건물로 지은 금은상 유창상회(裕昌商會)의 모습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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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메노야는 기린맥주 등을 팔던 카페로 포스터와 시계가 걸린 내부에서 맥주를 마시는 남자와 기모노를 입은 일본인 여급(女給)들로 가득 찬 밤 풍경으로 그려졌다. 서울역사박물관은 문헌조사를 통하여 우메노야가 1940년대까지 광화문통 210번지에 위치했었던 사실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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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전통공연장 광무대(光武臺), 조선인의 옷차림새, 농촌 풍경, 시장, 운동회, 동물 스케치 등 다양한 그림을 남겼으며, 이 그림들은 그의 인형작품으로 승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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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대한 그림은 화가 안도 요시시게(安藤義茂,1888~1967)가 그린 것으로 그는 부산에서 악기상(樂器商)을 운영하던 부모를 따라 1927년부터 1935년까지 부산에 머무르면서 부산의 풍경을 화폭에 담았다. 특히 부산의 시장풍경은 일본 제국미술전람회(帝國美術展覽會)에서 연달아 입선하면서 화단의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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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시장풍경은 시끌벅적한 시장의 모습을 관찰하고 망설임 없는 선으로 그려낸 부평정(富平町)시장 그림을 필두로 광주리를 머리에 이거나 물건을 팔기 위해 좌판을 늘어놓은 상인과 흥정하는 사람들, 그 사이로 지나가는 아이들과 개 등 정겨운 풍경이 펼쳐져 있다.
부산 풍경은 바닷가 항구를 비롯하여 부산진성(釜山鎭城) 터, 겹겹이 쌓인 구릉 속에 자리 잡은 마을 등이 표현되어 항구이면서 구릉성 산지가 많은 부산의 특징적인 지형도 파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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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외에 택견을 구경하는 사람, 빨래하는 여인, 우물에서 물을 긷는 여인, 낚시하는 사람, 널 뛰는 사람 등 부산 사람들의 다양한 생활상이 그림의 주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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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학술총서는 서울역사박물관이 매년 진행하고 있는 해외소재 서울학 자료조사의 성과로 그 동안 한국은 물론 일본에서도 처음 소개되는 자료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성과는 도시역사박물관으로서 서울학 연구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수년간 노력해 온 결과이다.
1929년 조선박람회와 조선풍경을 그린 노구치 산시로의 작품은 한국에 처음 소개되는 작품이며,
부산풍경을 그린 안도 요시시게 작품은 유화인 경우 국내외에 널리 알려져 있었지만 이번에 소개된 작품은 처음 공개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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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를 거듭하며 축적된 성과들은 서울이 가진 역사적 층위를 한층 풍요롭게 하고, 더 나아가 새로운 과제들을 발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조선시대 한양과 일제강점기 경성을 거쳐 대한민국의 서울에 이르기까지 다중적이고 중층적인 기억을 지닌 서울의 역사를 다루는 도시역사박물관으로서 앞으로도 잘 알려지지 않았던 서울의 흔적을 찾아 서울의 기억을 저장하는데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
정호 기자 /  입력 : 2018년 02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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