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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수정 추기경 2018 성탄메시지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평화!” (루카 2,14)

김윤국 기자 / 입력 : 2018년 12월 25일
단기4351년 서기2018년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구원의 빛으로 이 세상에 오신 아기 예수님의 성탄을 맞아 여러분과 가정에 하느님의 은총과 평화가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특별히 갈라진 북녘 형제들에게도 주님의 성탄이 새로운 희망과 빛이 되어 어렵고 힘든 마음속에 큰 위로와 빛이 되기를 바랍니다.
ⓒ hy인산인터넷신문

이천 년 전 한밤중에 베들레헴의 작은 마구간에서 한 아기가 탄생했습니다. 그 아기는 세상을 구원할 구세주이신 예수 그리스도였습니다. 하느님은 우리 인간 구원을 위해 당신 스스로 사람의 모습으로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 되셨습니다. 그것도 구유에 잠들어있는 가난하고 약한 아기의 모습으로 세상에 자신을 드러내셨으며, 우리가 만나고 대화할 수 있는 분이 되었습니다. 하느님의 아들이신 구세주께서는 우리와 같은 사람으로 똑같이 고통과 죽음을 겪음으로써 우리에게 구원과 위로를 주셨습니다. 여기에 우리 인간에 대한 하느님 구원의 계시와 인간이 상상할 수 없는 무한한 사랑이 있습니다. 그래서 사도 바오로는 ‘하느님의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께서 당신 자신을 비우시어 종의 모습을 취하시고 우리와 같은 사람이 되셨다’(필리 2,7참조)고 하셨습니다.

올 한해는 그 어느 때보다 평화에 대한 전 세계의 기대가 우리나라에 집중되었습니다. 작년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이 극도로 고조되던 때와는 달리 지금은 많이 달라져 있습니다. 다행히 올해 초 동계올림픽의 북한팀 참가를 계기로 긴장 분위기가 완화되기 시작했습니다. 남북한 정상이 최초로 판문점에서 극적으로 만난 이후에 대화를 이어갔고 양측 문화예술단 공연이 평양과 서울에서 각각 열렸습니다. 이러한 대화의 물결은 북한을 국제사회에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내 최초의 북미회담도 열렸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도 기회가 될 때마다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기도해주셨습니다. 이처럼 지난 한 해를 되돌아보면 평화가 우리들의 가장 큰 삶의 주제였습니다.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인간의 삶은 평화와 행복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진정한 평화는 단순히 외적으로 전쟁과 폭력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이 최대한 존중받고 시민 생활의 공동선이 보장되며 하느님의 정의가 이루어지는 삶을 의미합니다. 반세기 전 이미 성 요한 23세 교황님은 힘과 힘의 불안한 균형으로 전쟁만 피하면 그것이 바로 평화라고는 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평화는 하느님이 원하는 질서, 보다 완전한 정의를 인간 사이에 꽃피게 하는 질서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상의 평화는 하느님께서 설정하신 질서 안에서 비로소 회복될 수 있고 견고해진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개인들 사이의 상호 관계, 시민들과 정치 공동체들 간의 관계, 세계 공동체들 간의 관계들을 바르게 건설하자고 촉구하셨습니다. 교황님께서는 평화로운 세계 질서는 진리와 정의로 건설되고 사랑과 연대로 완성되며 자유가 보장할 때만 실현된다고 하셨습니다.’ (성 요한 23세 교황의 회칙, 『지상의 평화』 참조) 이 모든 가치를 전제로 서로 믿음과 신뢰 안에서 진정한 대화가 이루어져야 좋은 열매가 맺어집니다.

오늘날 인류의 소망은 사랑과 정의를 바탕으로 하느님의 질서가 활짝 핀 진정한 평화입니다. 이러한 소망에 첫 번째로 응답하고 실천해야 하는 사람들은 누구입니까? 그렇습니다. 우리 신앙인들은 이 세상 안에서 세상의 평화 건설을 위해 가장 먼저 그리고 모범적으로 실천하도록 소명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그리스도의 성탄의 진정한 의미도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의 평화는 인간의 노력과 실천을 필요로 하지만 인간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될 것은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자주 말씀하시는 대로 끝없는 용서와 조건 없는 나눔을 지닌 자비의 마음입니다. 또한 이 모든 것의 구체적인 실천은 기도에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진정한 평화는 무엇보다도 우리의 기도로써 청해야만 확실히 얻을 수 있는 하느님의 선물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 끊임없이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신앙인들은 평화로 가는 길이 멀고 험난하더라도 자신의 처지에서 최선을 다하며 인내심을 갖고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하느님 마음에 드는 사람들이 되어 약속하신 그리스도의 평화를 누리게 될 것입니다.

자비로우신 하느님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당신의 아드님을 내어주신 성탄의 신비에 감사드리며, 아기 예수님이 주시는 은총이 온 누리에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2018년 12월 25일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 평양교구장 서리

염수정 안드레아 추기경
김윤국 기자 / 입력 : 2018년 12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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