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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유해정보 차단, 생명존중으로의 또 한걸음

- 자살유해정보 클리닝 활동, 2주간 17,338건 신고, 5,957건 삭제 -
박권목 기자 / 입력 : 2018년 08월 26일
단기4351년 서기2018년

 보건복지부(장관 박능후)와 경찰청(청장 민갑룡), 중앙자살예방센터(센터장 한창수)는 온라인 생명존중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7월 18일~31일 2주간 집중적으로 국민 참여 자살유해정보 클리닝 활동을 개최하였다.

* 경찰청 누리캅스(165명), 중앙자살예방센터 지켜줌인 모니터링단, 일반 시민 등 총 365명 참여
 온라인 상 “무분별하게 확산되고 있는” 자살유해정보를 차단하기 위해 만 19세 이상 국민이면 누구나 지켜줌인 모니터링단으로 등록하여 자살유해정보를 직접 찾고 신고할 수 있으며,* 매년 일정 기간 자살유해정보 집중 클리닝 활동을 진행한다.
* 중앙자살예방센터(http://www.spckorea.or.kr)에서 모니터링단 모집 및 신고 접수 이번 활동을 통해 온라인상의 자살유해정보를 집중 모니터링한 결과 2주간 총 17,338건의 자살유해정보를 신고(전년 대비 43% 증가), 그 중 5,957건(34%)를 삭제 조치하였고, 4건의 자살암시글 게시자에 대해서는 경찰에서 구호조치 하였다. 

▸구호사례 : 7. 27.경 트위터에 동반자살한다는 글 게시, 실종수사팀 직원이 자살글 게시자 A씨 면담 및 자살예방센터 상담 안내 <인천중부서>

 신고된 자살유해정보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및 인터넷 사업자의 협조로 삭제*되며 동반자살 모집 글 중 위급한 것은 중앙자살예방센터에서 112에 직접 신고 중이다.

* 신고 된 17,338건 중 5,957건 삭제 조치 완료했으며 지속 삭제 중 발견된 자살유해정보의 내용은 △자살 관련 사진․동영상 게재(8,039건, 46.4%), △자살방법 안내(4,566건, 26.3%), △기타 자살조장(2,471건, 14.3%), △동반자살자 모집(1,462건, 8.4%), △독극물 판매(800건, 4.6%)로, 주로 △SNS(13,416건, 77.3%), △기타사이트(1,738건, 10%), △온라인 커뮤니티(1,546건, 8.9%), △포털사이트(638건, 3.6%) 등을 통해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살 관련 사진․동영상 게재(8,039건, 46.4%)가 작년(210건)에 비해 3,72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중 자해사진은 84%(6,808건)를 차지하였다.
ⓒ hy인산인터넷신문

 가장 많은 자살유해정보가 신고된 인스타그램*(7,607건)에서는 자해 관련 사진의 신고가 63%(4,867건)에 달했다.

* SNS의 자살유해정보(13,416건) 중 56.7%가 인스타그램으로, △자살 관련 사진‧동영상 게재가 가장 많이 신고 한창수 중앙자살예방센터장은 “작년 대비 자살 관련 사진, 특히 자해사진이 인스타그램 및 SNS를 통해 급격하게 확산되고 있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냄과 동시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및 통신사업자와 보다 긴밀히 협조하여 모니터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하였다.

 보건복지부는 가장 적극적으로 자살유해정보를 발견․신고한 임희택氏(26세)와 클리닝 활동 수기 공모에서 자신의 이야기와 소감을 진솔하게 작성해준 유영진氏(26세)에게 자살예방의 날 기념식(9.10)에서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수여 할 예정이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임희택氏는 경찰청 누리캅스 활동에 참여 하면서 자살유해정보 클리닝활동에 참여하게 되었다.

 임氏는 “많은 사람들이 죽음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으며, 심지어 자해 하는 영상을 게재하는 경우도 있다”며, “그 정보를 본 다른 사람이 모방하는 등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으니 될 수 있으면 빠르게 차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토목공학과에 재학 중인 유영진氏는 4년 전 사촌 형을 자살로 잃은 자살유가족이다.

 유氏는 “사촌 형이 생을 마감하기 전 트위터에 올린 마지막 내용을 보고 누군가 손을 내밀어줬다면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생각했다”며, “트위터에 ‘자살’과 관련된 글들과 자극적이고 가슴 아픈 ‘자해’ 사진들이 많이 있다. 정보를 보는 것만으로도 학습될 수 있으므로 국가 차원에서 콘텐츠 삭제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권준욱 국장은 “자살유해정보는 모방자살을 유발할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며, ”자해 사진 게재의 증가 등 자살유해정보의 확산을 막기 위한 제도적인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하였다.

 앞으로도 보건복지부와 경찰청, 중앙자살예방센터는 온라인 상 자살유해정보 차단을 위해 관련 기관들과 협의하고 법령 개정을 추진하는 등 지속적으로 함께 노력할 것이다.
ⓒ hy인산인터넷신문

자살에 대한 인식을 넘어서
제가 처음으로 자살을 마주하게 된 경험과 그 경험으로 인해 생긴 자살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서술한 후 심리학적으로 저명한 이론인 ‘보보 인형 실험’과 제가 활동하면서 겪게 된 경험, 감정 등에 비춰 ‘클리닝 활동이 왜 필요한지’에 대한 필요성과 ‘클리닝 활동이 왜 지속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정당성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표현했습니다.

자살; 자살만큼 우리 주변에 멀지만, 또 아주 가까이 있는 이야기가 있을까? 아마 없지 않을까 싶다. 자살은 우리가 의식하지 않으면 먼 이야기처럼 보이고 우리와 무관한 이야기처럼 들린다. 하지만 우리가 경각심을 갖고 주변의 여러 언론과 자극적인 매체, SNS 등을 통해 흘러나오는 수많은 이야기들을 유심히 살펴본다면 자살은 그 속에 항상 숨어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자살에는 청소년들의 학업·교우 관계 등으로 인한 자살, 젊은 청년들의 세대비관·연애 불화 등으로 인한 자살, 군대 내 따돌림·우울증 등으로 인한 자살, 가정 내 가장들의 빚 독촉·생활고 등으로 인한 자살 등과 같이 비교적 무거운 이야기의 자살부터 어떤 일이 잘 풀리지 않았을 때, 시험 기간에 힘이 들 때, 누군가에게 혼이 났을 때 지인들에게나 SNS에 올리는 “자살하고 싶다” 등과 같이 비교적 가벼운 이야기의 자살이 있다. 생명의 무게를 따질 수 없듯 자살의 경중도 따질 순 없지만 자살은 이렇게 언제나 다양한 형태로 우리 주변에 숨어있다. 이런 자살에 대한 인식과 생각들이 내게 와 뚜렷해 진 건 2014년 겨울이었다.

2014년 겨울, 나의 롤 모델이었던 사촌 형이 자살을 했다. 사촌 형은 출중한 외모에 깊은 지적능력 그리고 명문대학까지 흔히 말하는 전형적인‘엄친아’의 모습이었다. 그런 모습 때문인지 어려서부터 ‘형을 닮고 싶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게다가 나의 유년시절엔 사촌 형네 집과 우리 집의 거리가 매우 가까워 형은 내게 더더욱 동경의 대상이 되었고 나는 그런 형에게 몹시 의지하며 매우 잘 따랐다. 

그야말로 당시 어린 내게 비친 형의 모습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찬란하고 밝게 빛나는 뜨거운 ‘우상’이었다. 하지만 우리 집이 이사를 가게 되고 그렇게 한 해, 두 해 시간이 지나 나는 중학교에 형은 취업준비에 서로 바빠질 때쯤, 우리의 안부는 점차 희미해져갔다. 지나가는 시간의 틈 사이에 틈틈이 떠오르는 형의 안부에 나는 항상 ‘시간 나면 연락해야지’라는 다짐을 했지만, 그 다짐은 언제나처럼 야속하게도 쉽게 잊혀지곤 했다. 그렇게 기약 없이 흐르는 시간의 줄기 속에 단단해진 침묵을 깬 소식은 형의 반가운 안부가 아닌 거짓말 같은 형의 자살 소식이었다.

거짓말 같았다. 형의 자살은 우울증으로 인한 약물 과다복용이 원인이었다. 형은 똑똑했지만, 장학금이 아니면 학업을 지속하지 못할 정도로 가난했다. 이런 현실은 형에게 첨예한 칼날처럼 마음속에 ‘불안’이라는 깊은 상처를 냈으며 그런 상처들은 형의 마음속에 하나, 둘 ‘범불안’, ‘불면’과 같은 모습으로 덧나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몰랐다. 형의 겉모습과 갖고 있는 조건들은 너무나 화려했고 완벽했기에. 이런 형의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은 이제 갓 성인의 티를 벗은 내겐 너무나 큰 충격이었다. 언젠가 형과 했던‘성인이 되고 형이랑 술 한 잔하고 싶다.’라는 우리의 약속은 야속하게도 쉽게 잊혀지곤 했던‘다짐’속에 결국 묻혀져 버렸다.

나는 장례를 치르면서‘나중에 시간나면 연락해야지’라며 언제나 야속하게도 잊혀지곤 했던 생각과, ‘형, 별일 없으시죠?’와 같은 안부 문자 하나 보내지 못했던 행동에 스스로가 너무 한심스러워졌고 증오스러워졌다. 언제나처럼 항상 다독여주고 응원해주던 사촌 형의 모습이 그리웠다. 그런 그리움 때문인지 형에 대한 미안한 감정이 더욱 앞섰다. 이런 감정들을 주체하지 못하고 울기를 반복하다 지쳐 장례식장에 멍하니 있다 보니 불현듯 형이 SNS, 트위터를 했었다는 사실이 생각났다. 

나는 성급히 아이디를 검색했고, 오랜 시간이 지나 가까스로 형의 아이디를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형이 자살하기 전 올린 마지막 내용은 형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 보단 스스로를 자책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이제 모든 불안과 불면에 어떤 약도 듣지 않는다.

 아, 어떡하지”와 같은 내용이었는데, 읽고 있자니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그때부터 내 마음속엔‘누군가 조금이라도 형에게 형이 내게 해줬던 것처럼 다독여줬으면, 손을 내밀어 줬다면 우리 상황이 좀 더 달라지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자리 잡았다.

세월에 속아 이런 생각들도 점차 흐려져 갈 때쯤, 나는 ‘국민 참여 자살 유해정보 클리닝 활동’이라는 모집 글을 봤다. 제목만 읽었을 뿐인데 이전의 기억과 경험 때문이었을까, 나는 파도처럼 밀려오는 감정을 뒤로한 채 무엇에 홀린 듯 참여 신청을 했고‘많은 사람들이 내가 겪었던 자살로 인한 슬픔을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는 생각했다.

나는 세대가 거듭될수록 정도가 뚜렷해지거나 명확해지는 사회 전반적인 문제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자살’역시 그중 하나인데, 이번 활동처럼 ‘자살’을 더 이상 개인적인 문제가 아닌 ‘국가적인 문제’로 보고 관리하는 모습에 여러모로 국가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되었다. 이런 활동이 있다는 것을 알기 전까지 국가는 그저 사회의 여러 문제들에 대해 진취적인 생각을 갖지 않고 현상이 더 나빠지지 않게 유지하는 정도로만 대응하는 줄 알았는데, 이런 활동의 존재를 통해 유지하는 정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줄이려고 노력’한다는 것을 알았다. 

이런 활동의 맥이 끊기지 않고 지속적으로 유지된다면 분명 먼 훗날 가시적인 효과를 나타내리라고 확신한다.

나는 활동을 함에 있어 ‘사촌 형’이 자주 했던 트위터를 주 대상으로 삼았다. 트위터에는 예상했다시피 ‘자살’과 관련된 글들이 수없이 많이 있고 그 다음 굉장히 자극적이고 가슴 아픈 ‘자해’ 사진들이 그 뒤를 잇는다. 

 유명한 심리학 이론 중 알버트 반두라의 ‘보보 인형 실험’이 있다. 어른들이 인형에 대해 폭력적인 행동을 하는 것을 관찰한 아이들에게서 보여지는 행동에 대해 칭찬, 처벌, 방관 세 집단으로 나눈 뒤 나중에 세 집단에서 어른들과 같은 폭력적인 행동을 보일 확률은 칭찬, 방관, 처벌 순으로 높다는 이론이다.

하지만 이 이론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처벌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관찰을 통해 행동이 나타난다.’라는 것이다. 이렇듯 사람은 ‘관찰’을 통해 즉, 보기만 하더라도 무의식적으로 행동을 학습하게 된다.

나는 클리닝 활동을 시작한 날 활동을 위해 눈살이 찌푸려지거나 혀를 내두를 정도의 내용·사진을 하루 종일 보았다. 그리고 그날 밤 나는‘심한 가위와 온 세상이 피로 물들어 사람들이 계속 죽는 꿈’을 꾸었다. 앞서 설명한 이론과 경험에 비춰본다면 우리는 그저 자살·자해 관련 콘텐츠를 보기만 하더라도 우리의 뇌는 무의식적으로 자연스럽게 그런 내용을 저장하고 학습하게 된다는 걸 알 수 있게 된다. 

이런 폐해를 막기 위한 방법을 콘텐츠 삭제뿐인데, 개인은 특정 사이트나 커뮤니티에 이런 콘텐츠 삭제요청을 강력히 주장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 그래서 국가 차원의 관리, 개인 차원에서 할 수 없는 콘텐츠 삭제, 불법 약물 판매단속과 같은 제재를 해야 할 필요가 있고 이런 필요는 정당하다고 생각한다. 

앞서 말했다시피 이런 활동들은 단기적으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결과를 가져오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앞으로도 이런 활동이 지속적으로 유지돼 장기적으로 많은 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친다면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인 ‘자살’은 서서히 줄어들 수 있다고 확신한다. 

그래도 ‘자살에 대해 단기적이고 강력한 효과’를 바라는 사람이 있다면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근시안적인 안목보단, 나무가 아닌 숲을 보는 혜안이 필요하다고 말해주고 싶다.
박권목 기자 / 입력 : 2018년 08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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